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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행..,,

그리움17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늘 그랬듯, 오늘처럼 비 오는 날엔 가슴골에 숨겨둔 그리움이 차올라 그대는 거기서 울고, 난 여기서 울었다 지운다고 지워질 이름이라면 벌써, 다 지워진 이름이겠지 잊는다고 잊혀질 사람이라면 이미, 다 잊혀진 얼굴이겠지 지우고 산다는 것 쉬울리 없으니 이젠, 우리 서로 그리움 찾아 헤매지 말고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아프면 아픈대로 살아가며 그리움에 익숙해지기로 하자 어쩌다, 서로에게 가는 길을 잃었을 뿐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는 우리인데 어찌 지우고 어찌 잊겠는가 그저,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아프면 아픈대로 살다 다음 생에 그대는 구름, 난 바람 되어 다시 만나면 되겠지 최수월 /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2017. 4. 25.
편안한 당신이 그립다. 편안한 사람이 그립습니다. 정다운 목소리로 오랫동안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사람.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며 유쾌하게 나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사람. 기다림이 설레고 만나면 유쾌한 사람.따뜻한 온기를 차 한잔으로 나눠마시며 세상걱정은 날려 버리고 끊어지지 않는 인연의 끈으로 엮인, 서로가 즐거운 사람.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변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을 지닌 그 사람이 그립습니다.기억을 더듬어 보면 나를 편안하게 해 주던 사람들은 많았습니다.정작 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인연의 끈을 놓아 버리기도 했고,스스로 벽을 만들어 상대의 호의를 거절해 차거운 사람으로 비쳤던 적도 있었습니다.내가 먼저 편안한 마음으로 기억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생깁니다.지난일은 뒤로하고, 이제부터라도 나의 진정 어린 모습을.. 2017. 2. 10.
사랑하자, 지금 사랑하자, 지금 이애경 / 너라는 숲 중에서 사랑하자.사랑하자, 지금.사랑할 수 있을 떄에.사랑하자, 지금.사랑을 알아볼 수 없는 날이 곧 오니까.사랑에게 달려갈 수 없는 날이 곧 오니까.사랑을 잡을 힘이 없는 날이 곧 오니까.스러져 나는 몸을 느끼게 될 날이 곧 오니까.사랑하자, 지금.사랑할 수 없는 날이 오니까.곧 오니까. 2017. 2. 10.
흔들리며 흔들거리며 흔들리며 흔들거리며 탁현민 혼자여서 누군가를 불렀지만, 누군가 와 있으면 자꾸 혼자가 되곤 했다. 그러니 나는 혼자여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외로워서 자꾸 혼자가 되는 것이었다. 어느 순간, 누가 나를 외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외롭게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 이 외로움을 다독거려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여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2017. 2. 9.
아내의 이름은 천리향 아내의 이름은 천리향 손 택 수세상에 천리향이 있다는 것은 세상 모든 곳에 천리나 먼 거리가 있다는 거지 한 지붕 한 이불 덮고 사는 아내와 나 사이에도 천리는 있어, 등을 돌리고 잠든 아내의 고단한 숨소리를 듣는 밤 방구석에 처박혀 핀 천리향아 내가 서러운 것은 진하디 진한 만큼 아득한 거리를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지 얼마나 아득했으면 이토록 진한 향기를 가졌겠는가 향기가 천리를 간다는 것은 살을 부비면서도 건너갈 수 없는 거리가 어디나 있다는 거지 허나 네가 갸륵한 것은 연애 적부터 궁지에 몰리면 하던 버릇 내 숱한 거짓말에 짐짓 손가락을 걸며 겨울을 건너가는 아내 때문이지 등을 맞댄 천리 너머 꽃망울 터지는 소리를 엿듣는 밤 너 서럽고 갸륵한 천리향아 2017. 2. 8.
누군가 창문을 조용히 두드리다 간 밤 누군가 창문을 조용히 두드리다 간 밤 김경주 불을 끄고 방 안에 누워 있었다 누군가 창문을 잠시 두드리고 가는 것이었다 이 밤에 불빛이 없는 창문을 두드리게 한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이곳에 살았던 사람은 아직 떠난 것이 아닌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 문득 내가 아닌 누군가 방에 오래 누워 있다가 간 느낌 이웃이거니 생각하고 가만히 그냥 누워 있었는데 조금 후 창문을 두드리던 소리의 주인은 내가 이름 붙일 수 없는 시간들을 두드리다가 제 소리를 거두고 사라지는 것이었다 이곳이 처음이 아닌 듯한 느낌 또한 쓸쓸한 것이어서 짐을 들이고 정리하면서 바닥에서 발견한 새까만 손톱 발톱 조각들을 한참 만지작거리곤 하였다 언젠가 나도 저런 모습으로 내가 살던 시간 앞에 와서 꿈처럼 서성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이 .. 2017. 2. 8.
배웅 배 웅 윤종신머나먼 길 떠나는 사람처럼 마치 배웅 나온 것처럼 다시 돌아 올 것 같은 그대 사라질 때까지 보네 한번만 더 안아보고 싶었지 내가슴이 익숙한 그대 안녕이라 하지 않은 이유 그댄 알고 있나요아무것도 바꾸지 않겠어요 모든 것을 지금 그대로 갑자기 그대 돌아온대도 전혀 낯설지 않도록 언제 어디라도 내겐 좋아요 혹시 나를 찾아 준다면 내가 지쳐 변하지 않기를 내 자신에게 부탁해이렇게해야 견딜 수 있을거야 영영 떠나갔다 믿으면 내가 포기해야하는 남은 날들이 너무 막막해아무도 날 말리지 않을 거예요 잊지 못할 걸 알기에 그냥 기다리며 살아가도록 내내 꿈꾸듯 살도록 그대 혹시 다른 사람 만나면 내가 알 수 없게해주길 그대 행복 빌어주는 나의 처량한 모습 두려워.. ... 펜텀싱어 Episode 3 에서 .. 2017. 2. 7.
지울 수 없는 얼굴 지울 수 없는 얼굴 고정희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요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 기쁨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고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이 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 있음을 알았습니다. 2017. 2. 6.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정희성 어느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2017.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