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산행..,,

이해인6

비오는 날.... 비가 전하는 말 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2017. 4. 17.
민들레의 영토 - 이해인 민들레의 영토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태초부터 나의 영토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진주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인정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게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남은 저녁 노을에 저렇게 긴 강이 흐른다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 보낼 기쁨의 꽃씨 흐려오는 세월의 눈시울에 원색의 아픔을 씹는 내 조용한 숨소리 보고 싶은 얼굴이여 이해인 / 수녀, 시인 2016. 9. 6.
장미의 기도 - 이해인 장미의 기도 피게 하소서 주여 당신이 주신 땅에 가시덤불 헤치며 피 흘리는 당신을 닮게 하소서 태양과 바람 흙과 빗줄기에 고마움 새롭히며 피어나게 하소서 내 뽀족한 가시들이 남에게 큰 아픔 되지 않게 하시며 나를 위한 고뇌 속에 성숙하는 기쁨을 알게 하소서 주여 당신 한 분 믿고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당신만을 위해 마음 가다듬는 슬기를 깨우치게 하소서 진정 살아 있는 동안은 피 흘리게 하소서 죽어서 다시 피는 목숨이게 하소서 이해인 / 수녀, 시인 ps.....오늘 이해인 수녀님의 선종 소식이 어떻게 돌았나봅니다. 모친께서 집에 들어서지마자 그 말씀을 하시네요.성당에 어느 신자분께서 어머님께 말씀을 하셨다는군요. 지난주까지 이해인 수녀님께서 경남 어느 성당에서 강연도 하셨다고 합니다.안타까운 마음에 진위.. 2016. 9. 6.
수국을 보며 - 이해인 수국을 보며 _ 이해인 기도가 잘 안 되는여름 오후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하늘이 보이고구름이 흐르고잎새마다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원을 이루어 하나 되는 꽃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 안에도 오늘은푸르디푸른한 다발의 희망이 피네 수국처럼 둥근 웃음내 이웃들의 웃음이꽃무더기로 쏟아지네 2016. 8. 13.
6월의 장미 - 이해인 6월의 장미 이해인 / 수녀, 시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 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 이러저런 일들이 많았던 6월 마지막날입니다. 일생에 하루 밖에 없는 오늘 마무리 잘하시길 행복하시길... 2016. 6. 30.
우산이 되어 (이해인) 우산도 받지 않은 쓸쓸한 사랑이 문밖에 울고 있다 누구의 설움이 비 되어 오나 피해도 젖어 오는 무수한 빗방울 땅 위에 떨어지는 구름의 선물로 죄를 씻고 싶은 비 오는 날은 젖은 사랑 수 많은 나의 너와 젖은 손 악수하며 이 세상 큰 거리를 한없이 쏘다니리 우산을 펴 주고 싶어 누구에게나 우산이 되리 모두를 위해- 2016.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