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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사는 꽃사랑......
삶의 수레바퀴/좋은글들

긁다, 글, 그리움

by 산에사는꽃사랑 2017. 5. 8.

'글'이 동사 '긁다'애서 파생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글쓰기는 긁고 새기는 행위와 무관하지 않다. 글은 여백 위에만 남겨지는 게 아니다. 머리와 가슴에도 새겨진다.

마음 깊숙이 꽂힌 글귀는 지지 않는 꽃이다. 우린 그 꽃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는다. 때론 단출한 문장 한 줄이 상처를 보듬고 삶의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글쓰기는 그림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공통분모는 '그리움'이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종이에 긁어 새기면 금이되고, 그러한 심경을 선과 색으로 화폭에 옮기면 그림이 되는지도 모른다.

그리움을 품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닿을 수 없는 인연을 향한 아쉬움, 하늘로 떠나보낸 부모와 자식에 대한 애뜻한 마음, 결코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향수 같은 것은 마음속에 너무 깊게 박혀 있어서 제거할 방도가 없다.

채 아물지 않은 그리움은 가슴을 헤집고 돌아다니기 마련이다.

그러다 그리움의 활동 반경이 유독 커지는 날이면, 우린 한 줌 눈물을 닦아내며 일기장 같은 은밀한 공간에 문장을 적거나, 책 귀퉁이에 낙서를 끼적거린다. 

그렇게라도 그리움을 쏟아내야 하기에. 그래야 결딜 수 있기에....

-이기추 '언어의 온도'중에서..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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