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산에사는 꽃사랑......
삶의 수레바퀴/좋은글들

외로우니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고...

by 산에사는꽃사랑 2016. 9. 27.

외로우니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고,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니까
더 외로워진다는 말은 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인간이란 아무리 애써도
외로움의 바다에서 떠오를 수가 없다. 
 
'이제 사람은 사절이야.'
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에 대한 감정은 포기해 버리자.'
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다. 
 
그래도 역시 자신이 인간인 이상은 
 
사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시간이 흐른 후에야 깨달았다. 
 
그것 또한 쓸쓸한 이야기겠지만.
 
누에고치 안에 있는 것처럼 되고 싶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태아 같은 자세로,
저편으로부터 새어 들어오는
어렴풋한 흰 빛에 싸여,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며
나날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정말 지겨운 일이 있어서
더 이상 어찌 해볼 도리마저 없어져 버렸을 때, 
 
방의 가장 구석진 곳으로 가서 무릎을 세운 다음
그 무릎을 껴안고 몸을 아주 작게 움츠리고 있으면,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꿰뚫고 지나가는 외로움이 조금은 덜어진다. 
 
이 느낌이 누에고치 안에서
느끼는 기분과 약간은 닮지 않았을까.
 
이렇게 가장 괴로울 때 조차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 뿐이라는 것은 매우 서글픈 일이다.
 
사기사와 메구무 / 레토르트 러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