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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셰일가스가 해양프랜트를 몰락시킨 이유

by 산에사는꽃사랑 2018. 12. 9.
해양플랜트는 입찰금액이 상선의 몇 배에 달하고 1기만 수주해도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기에 조선 3사 경영진에서 볼 때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조선 3사는 가격이 4~5조원에 달하는 해양플랜트를 3조원에 해주겠다며 저가로 발주량 늘리는데 집중했다. 이와 같은 공격적인 수주로 인해 조선 3사는 전 세계 해양플랜트 수주량 70%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고 대량 수주로 인해 인력 채용도 큰 폭으로 늘었다.


당시 미국선급(ABS; American Bureau of Shipping) 검사관은 “상선 검사 업무에다 대량 발주되는 해양플랜트 검사에 투입되느라 업무가 마비될 정도여서 신입사원들도 대거 투입됐다”며, “선급검사원들 사이에서도 상선쪽 보다는 해양플랜트 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했다”고 밝혔다.


2010년부터 셰일가스(Shale Gas)의 등장으로 해양플랜트는 쇠퇴기를 겪기 시작한다. 지난 1800년대 지하 깊숙히 투과되지 못하는 암석층인 셰일층에 매장된 셰일가스가 발견됐다. 전 세계가 100년 동안 소비할 만큼 중국, 미국, 케나다,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전 세계에 고루 매장됐지만 시추 기술 여건의 부족으로 1990년대까지 개발이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던 중 1998년 그리스계 미국인 채굴업자 조지 미첼(Jorge mitchell)이 고안해 낸 수압파쇄법(hyduraulic fracturing)을 이용한 셰일가스 채굴이 본격화됐다. 시추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셰일가스는 2010년에 미국 전체 석유생산량 중 24%까지 치솟았다.


유가가 배럴 당 12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채산성이 좋은 셰일가스 생산량이 늘면서 원유공급 과잉으로 유가는 지난 2016년 배럴달 20달러까지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굳이 높은 비용을 투입해 심해로 나가지 않아도 석유는 너무나 저렴했다.


거액의 선금을 지불한 발주처가 갑작스럽게 발주를 취소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해양플랜트 건조는 국내 조선 역사상 처음하는 일이다 보니 잦은 설계변경으로 공사기간은 연장되고 인력은 추가로 투입되는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해양플랜트는 조선 3사 실적 악화는 물론 신뢰도 하락에도 영향을 주는 등 재정 악화일로로 걷게 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결국 해양플랜트 몰락과 함께 조선 3사 매출도 추락했다. 2012년 121억 달러에서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해 2016년 4억 달러까지 추락하더니 급기야 지난해 수주가 중단됐다. 2014부터 2015년까지 해양플랜트 탓에 수 조원의 적자를 낸 조선 3사는 골리앗 크레인, 플로팅 독(Floating Dock) 등을 헐값에 해외로 매각하는 등 몸집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설계 엔지니어 및 관리자, 현장 기술직, 하청 현장인력 등의 구조조정으로 현재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